오늘은 오랜만의 드라마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최근 공중파와 OTT 모두 끌리는 드라마가 없어 울고 있는 와중에 (그렇지만 모범택시2와 방과 후 전쟁활동, 더글로리 시즌2까지 모두 챙겨봤네요 🤔) 저의 마음에 쏙 드는 드라마를 발견했습니다. 청량 학원물이라면 버선발로 뛰쳐나가는(?) 저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한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바로 남남(男男)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BL(Boys Love) 드라마 였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신인 배우들만 찍는, 마이너한 장르로 것으로 여겨졌던 BL 드라마는 작년 시맨틱 에러의 인기를 시작으로 조금 더 양지로 드러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장르로 취급되기 시작했는데요.

BL이라는 장르 자체는 아주 오래전부터 매니아층들 사이에서 지속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OTT나 리디 등의 플랫폼을 통해 제대로 자리 잡기 시작한 느낌이에요. 주변에서도 서로 추천을 하고 추천을 받는 일이 많아졌거든요. 게다가 BL 콘텐츠 전용 OTT의 등장까지. 콘텐츠의 힘 또는 시대의 변화일까 생각하며, 신나게 즐기고 있습니다. 🖥️ 저 역시 이러한 문화를 즐겨왔던 한 사람으로써 반가운 변화라, 오늘은 그 중에서도 좋았던 콘텐츠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BL 드라마 사상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년 한 해 열풍을 불러왔던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는 동명의 웹소설 원작으로, 원작의 어마어마한 인기 때문에 처음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에요. 조별과제로 만나 그야말로 혐관의 정석으로 시작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묘하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특히 'X같은 보노보노 PPT'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함 첫만남은 이야기 전개를 더 궁금하게 만들었는데요. (포스터만 봐도 강렬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예술가 기질을 타고난 재영과 한치 오차도 없는 공대생 상우, 완벽하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에러, 에러, 에러의 연속입니다. 시맨틱 에러는 공감가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배우들의 비주얼, 통통 튀는 대사들을 제대로 살리는 감각적인 연출로도 호평이었는데요. 공개 이후 엄청난 인기 덕에 배우들의 인기도 단숨에 높아지고, 대본집과 포토 에세이, 극장판까지 공개되었을 정도에요. 조연 캐릭터까지 모두 매력적인, 수작이니 편견없이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번에 보낼 문장을 찾기 위해, 그간 수집해왔던 문장들과 발송했던 것들을 떠올려 보았는데 유독 사람 간의 관계에서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선정한 문장 역시도 결국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냉소적인 태도가 되는 것을 지양할 것을 이야기하는 문장이구요.

2022년을 마무리 할 떄 보았던 "친절하자, 사랑하자, 지금 여기서" 가 생각한 것보다도 꽤 오랜 시간 자리잡고 있다는 걸 느꼈는데, 한편으론 이를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걸 아는 무의식이 신호를 주고 있는걸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어줍잖은 변명을 하기에는,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세상에 많다는 것을 알지만, 사회에서 겪엇던 여러 일들이 저를 점차 냉소적으로 변하게 하고, 관계에 많은 기대를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미 학습해버린 상처에 대한 경험은 쉽사리 떨쳐내지지 않고요. 그렇지만, 이런 문장을 볼때면, 이전의 경험 때문에 지금을 단정하는 바보같은 일은 하지 않아야지, 그렇게 또 다시금 결심하게 됩니다. 

참 어려운 일이지만, 오늘의 문장을 보내며 저 역시 한번 더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말랑말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 변화하는 세상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을 거라 믿으며.